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서민기, 커먼에서 닉네임은 당근입니다. 

냠냠 당근도 좋아하지만, 당근 마켓을 좋아해서 당근으로 하게 되었어요! 저는 국악기 중 관악기인 피리, 태평소, 생황을 다루고 저만의 음악을 만드는 일을 함께 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악기의 소리에만 집중한 작업을 했다면 언젠가부터 악기를 부는 행위, 그리고 악기에 숨을 불어 넣을 때 나의 생각이나 느낌에 집중하게 되었어요. 무언가가 들려지는 소리, 보이는 모습도 중요하지만 어떤 마음, 어떤 의미로 행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어요.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며 대화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열심히 일하고, 깊이 숨 쉬고, 두발로 걷고, 단순하지만 살아가는 순간순간을 느끼며 살아가려 하고 있어요.

가장 처음 보통의 삶을 지각하게 된 계기와 처음으로 시작한 실천

 음악 작업을 하면서 문득 생각했어요. 연주하는 소리뿐만 아니라 일상의 모든 소리가 음악이 될 수 있다고! 신발이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 식사할 때 숟가락과 그릇이 만나는 소리, 대화하는 소리, 차가 달리는 소리 등등.. 그 이후 당연하게 누리던 것들을 새삼 인지하게 되었어요. 숨을 쉬고 마시는 공기, 높고 파란 하늘과 구름, 넓은 바다 등등 고맙고 소중한 자연이 늘 함께 있다는 걸 언젠가부터 느끼게 되었어요. 또, 우리가 먹고 입고 쓰고 버리는 것들이 당연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동시에 깨달은 것 같아요. 첫 실천은 용기를 챙기는 것이었어요.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떡볶이를 용기에 담아 왔던 기억이 있어요. 지금은 두근두근하기보다는 용기를 거절당하는 순간에 화가 날 때도 있지만, 저에게 그만큼 보통의 삶이 되었다는 거겠죠? 마음같이 항상 지키고 지내진 못하지만, 가장 신경 쓰는 건 텀블러와 용기 챙기기에요. 외식을 하면 음식이 남는 게 너무 아까워서 용기를 챙겨가서 담아 와요. 먼길을 떠나도 두가지는 꼭 챙겨가는 필수품이예요. 

커먼과의 첫 만남은 언제였고 어땠나요

 2년 전 작은 커먼이 있었던 삼덕동에 이사 오게 되었어요. 커먼을 운영하는 구마와 커먼이 생기기 전부터 알고 지내다가 제가 삼덕동으로 이사하며 커먼에 자주 오고 가게 되었어요.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득 채워져 있는 따뜻함이 좋아서 산책하며, 자주자주 들리게 되었어요. 직접적으로 함께 하게 되었던 건, 브레멘 음악대였어요. 커먼과 다른 팀들이 함께 기획한 동물권 퍼레이드였는데, 커먼의 추천으로 저도 연주하게 되었어요. 그때 함께 하면서 커먼이 하고 있는 외부 활동들이라던가 커먼이 추구하는 가치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어요.

더커먼에서 하는 일은

저는 작은 커먼의 끝자락부터 함께 하게 되어, 지금 커먼으로의 이사까지 모든 걸 함께 했어요. 페인트 칠도 하고, 아무것도 없던 휑한 공간에 이삿짐을 세팅하고 이리저리 옮겨가며 지금의 커먼의 모습을 만들었어요. 처음에는 밀 카페를 맡아 일했고, 크루들이 많아지면서 매니저로서 함께 하고 있어요.

커먼에서 일할 때 어떤 마음으로 하는 것이 필요한지, 어떤 방식으로 일해야 하는지 등을 오랜 시간 커먼에서 일하며 알게된 것들을 크루들에게 나누고 있어요. 벌써 커먼과 함께한 지도 2년이 다 되어 가요! 크루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을 정리도 하고, 크루들이 어려움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를 확인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어요. 또 가끔, 재미난 일을 구상하고 진행하는 일도 하며 커먼과 함께 하고 있어요

더커먼과 함께하고 싶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의 사정으로 하고 있던 연주 활동을 그만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고 있던 중 커먼의 새 식구를 구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어요. 저는 다른 활동을 하고 있으니 구마가 혹시 주변에 추천하는 사람이 있냐고 물어봤었죠. 저는 저를 추천했어요! 브레멘 음악대를 같이 하면서 커먼의 방향을 이해하게 되었고, 또 저는 연주활동도 하지만 그외에도 다양한 기획 일들을 하고 있던 터라 그 경험을 살려 커먼과 재미난 일을 함께 만들어 볼 수 있을 거라 확신했어요. 또, 커먼에서 추구하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제가 직접 움직이고 실천하며 전하고 싶었어요. 

커먼에서 일하며 삶에 크고 작은 변화가 있다면?

커먼에서 일을 시작한 순간이 제 삶에서는 큰 움직임이었어요. 오랫동안 해오던 팀 활동을 그만하는 것, 그로 인해 “내가 연주활동을 계속할 수 있을까?”는 걱정이 들었어요. 또 연주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 기존에 해오던 일과 관련된 많은 관계와 시간이 사라질 것 같은 두려움 등등 여러 가지 불확실한 것 투성이였지만 그래도 결심했죠. “부딪혀 보자!” 그 결심의 순간과 시작이 커먼이었기 때문에 여러가지의 마음을 온전히 느끼며 제 삶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시간들을 커먼에서 보냈어요.

커먼피플과 나누고 싶은 것이 있다면 ? 

특별하게 나눠야 하는 것, 해야 하는 것 등 커먼피플에게 바라는 것이 없어요. 커먼이라는 말의 의미처럼 우리의 행동들이 보통이 되어, 자연스러운 것이 되는 건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해요! 

다만, 커먼 밖에서 보내는 일상에서 저는 마음이 어려운 일들이 많은데요. 많은 사람들이 보통의 삶을 살게 되기를 바라요. 그래서 굳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주변의 친구들에게 작지만 보통의 일상을 경험하게 하고,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보통의 실천을 힘차게 이어나가길!!

나에게 더커먼의 의미는

커먼은 저에게 단순히 일하는 공간이 아니에요. 제 삶이 작은 순간부터, 기쁜 일, 가슴 아픈 일까지 함께 나눈  곳이예요.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고민도 하고, 의지도 하고, 기대어 숨기도 했던 든든하고도 지켜주고 싶은 멋진 친구예요.

더커먼에게 하고 싶은 말
이제는 존댓말을 해야 할 것 같은 커머니 안녕 ㅎㅎ 무럭무럭 자라고 다정함을 나누는 공간이 되어 가는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해.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커먼이 앞으로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고 응원해!!